나도 순정이 있다/시(詩)

이순신 장군 시 <무제> (선비가 장군이 되어)

_수_ 2020. 4. 15.

김은호 작가의 이순신장군초상(1950)

- 원문 -

不讀龍韜過半生(불독용도과반생)

時危無路展葵誠(시위무로전규성)

峩冠曾此治鉛槧(아관증차치연참)

大劍如今事戰爭(대검여금사전쟁)

墟落晩烟人下淚(허락만연인하루)

轅門曉角客傷情(원문효각객상정)

凱歌他日還山急(개가타일환산급)

肯向燕然勒姓名 (긍향연연륵성명)

 

- 번역 -

병서를 읽지 않고 반생 지내느라

위태한 때 충성 바칠 길 없네
지난날엔 큰 갓 쓰고 글 읽다가
오늘날엔 큰 칼 들고 전쟁에 임하네
마을의 저녁 연기에 눈물 흘리고
진중의 새벽 호각 마음 아프다
개선의 그 날 산으로 가기 바빠
공적 기록 신경 쓸 겨를 없으리

 

 

아실지 모르겠지만..

 

이순신 장군은 원래 글을 읽던 선비로 문과를 노렸으나

장인의 조언으로 무과에 지원하여 한 번 떨어진 후

32의 나이에 무과에 급제한다

 

그러다 그의 나이 50이 다될즘에 임진왜란이 발발하는데

정말 반생가까이 병서를 읽지 않는 선비로서의 삶을 살아왔다

그러다 큰 전쟁이 발발하니

 

많은 공을 세웠음에도 스스로 부족함과 답답함을 느끼고

병서를 더 많이 읽지 못한 스스로를 안타까워하고 있다

 

진중의 새벽호각 소리를 마음아파한 까닭은

이른 아침부터 다가올 전쟁을 대비해야하는

편치않은 새벽의 공기를 마음아파함이 아니었을까?

 

공적 기록 신경 쓸 겨를 없다는 말은..

당시 자신이 얼마나 적을 죽였는지 적의 목이나 귀등을 베어

그 수급을 증명하였는데 그럴 겨를도 없이

오로지 이기는것만 신경써야 했던 장군의 간절함이 잘 드러나는 것 같다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에 보면

스스로 위장병과 코피 그리고 갖은 잔병으로 고생을 한 장군의 모습이 드러난다

굳건한 산 같은 모습으로서가 아니라

수없이 흔들리는 갈대의 모습으로

오로지 간절함과 치열함으로 전쟁을 이겨낸 모습인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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