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순정이 있다/시(詩)

정호승 - 수선화에게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명시 추천

_수_ 2020. 8. 31.

 

정호승 수선화에게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 검은 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 퍼진다

 

 

이 시를 처음 보았을 때

조금 멍해졌었다

외롭다는 감정이 당연한 감정이구나 하는 생각에서

외로우니까 사람이라고 하는 그의 시가

위로로 들렸다

누구나 외롭구나 누구나 외로운 순간이 있구나 하는 마음에

그때 조금 답답했던 마음이

외로움이 사람의 숙명이구나 하는 점에 조금 울적해지고

모두가 느끼는 감정이구나 하는 마음에 조금은 담담해졌었다

 

아래는 안치환과 양희은이 부른 정호승 시인의 수선화에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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