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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일본 영화 추천 - 100엔의 사랑 (ft. 안도 사쿠라, 아카데미상)

_수_ 2023. 6. 24.

  만 32세의 무직 백수 이치코(안도 사쿠라)의 평범을 향한 소소한 도전의 이야기이다. 이 영화로 '안도 사쿠라'는 일본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차지했고, 각본가는 각본상을 수상한 꽤 훌륭한 영화이다.

 

 

넷플릭스 일본영화 추천

100엔의 사랑

 

 '딱 한 번만이라도 이겨 보고 싶었어.'

 

 

우리는 어떤 삶을 살고 있는가?

 

회사나 학업에서 인정받고 잦은 승리감을 맛보는 삶을 살고 있는가?

아니면, 잘될 때도 있고, 안될 때도 있는 들숨과 날숨같은 삶을 살고 있는가?

 

 

혹시,

 

되는 일은 하나도 없고,

잘 되려다 싶으면 엎어지고

세상이 날 거부하고 있는것 같은 그런 삶을 살고있거나

그런 시간을 겪어본 적이 있는가?

 

영화 <100엔의 사랑>의 주인공 이치코(안도 사쿠라)는 그러한 삶을 살고 있는 인물이다.

 

 

  만 32세가 될 때까지 아무일도 하지 않으며, 그저 집에서 놀고 먹고 있는 백수(백조)이다. 이혼한 후 엄마의 도시락 가게 일을 돕는 동생과 하루가 멀다하고 치열하게 싸우다 결국 홧김에 독립을 선언 하고 사회에 첫발을 내딛게 된다.

된장 먹어
케챱 먹어 언니

 

생각보다 괜찮을지도?

 

쭈뼛쭈뼛, 불안한 눈빛, 자신감 없는 목소리..

하지만 막상 다가가보면 생각보다 별 것 아닌 순간들

 

  방구석 여포였던 그녀는 사실 사회와 사람이 두려웠는지 모른다. 자신을 향할 평가와 남들에 비해 부족한 자신을 다른 사람 옆에 세웠을 때 올 그 박탈감과 초라함이..

 

  하지만 그녀가 사회에 나가서 만나는 사람들도 생각보다 자신보다 나은 사람들은 아니었다. 첫사랑 늦깍이 복서, 우울증을 겪는 100엔샵 점장, 말이 많고 음흉한 띠동갑 만44세 알바 동료, 매일 100엔샵 폐기 도시락을 가져가는 약간 미친 할머니. 사회에는 그녀만큼이나 우울하고 이상한 사람들이 많았다. 오히려 그녀가 가장 정상적으로 보일 정도로..

 

 

변화

 

사람은 항상 변하고자 하고,

지금의 나보다 더 나은 삶을 살고 싶어 한다.

 

 

  그녀는 첫사랑 늦깍이 복서의 경기에서 선수들이 치열하게 주먹을 주고받다가, 마지막에 서로를 토닥여주는 모습을 보고는 멋지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다 '카노 유지'를 찾으려 복싱도장 앞을 쭈뼛거리다 복싱도장을 등록하게 된다. 그리고는 매일 복싱도장에 나가게 된다.

코치 : 가드 올리라고 가드!

  복싱을 시작하고 그녀의 인생은 많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남들과 비교해보면 여전히 많은 나이에 변변한 직업을 가지지 못한 삶이지만, 하지만, 욕심을 내서 도장 밖에서 스스로 달리기 훈련도 하고, 사람 자체도 많이 활기를 찾게 된다. 인생 자체가 드라마틱하게 바뀌진 않지만, 성취를 향해서 나아가는 그녀의 모습은 예전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그 사이 카노 유지와 좋은 관계로 발전하기도 하고, 그리고 허무하게 실연을 당하기도 한다. 그럴수록 그녀는 더욱 더 열심히 복싱을 한다.

 

 

딱 한 번만이라도 이겨 보고 싶었어

 

정말 인생에서 딱 한 번이라도 우리는,

승리라 부를만한 순간과 인정을 받은적이 있는가?

코치 : 타월 던질게 / 이치코 : 나, 난.. 할거야

  이치코는 결국 프로복서의 자격을 얻고, 그토록 희망하던 첫 경기까지 가지게 된다. 상대는 4전 전승의 젊은 프로복서. 경험은 물론 체력과 실력면에서도 현저한 압도적인 상대이다. 2라운드 내내 제대로 한 번을 때려보지 못하고 얻어맞기만 하다 3라운드에 결국 필살의 레프트 바디훅을 찔러넣지만, 상대방은 바디를 맞고도 라이트훅으로 이치코를 다운 시킨다.

 

  맞기만 하는 일방적인 경기에도 악과 깡으로 끝까지 싸워내고, 나름의 성과라 할 수 있는 레프트 훅을 적중시키지만, 결국 상대앞에 무기력하게 패배하고 만다. 승자가 결정나고 그녀는 쓰러질듯한 몸으로 상대방에게 다가가 상대를 껴안고 상대를 토닥이며 감사하다고 말한다.(아마 서로 수고했다는 의미의 감사일 것이다)

그녀는 경기가 끝나고 그녀의 경기를 찾아온 카노 유지에게 울면서 말한다.

 

 

'딱 한 번이라도 이겨 보고 싶었어'

 

 

  아마 그 말은 복싱에서의 승리를 말하는 것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인생에서 승리라고 부를 수 있을만한 순간을 단 한 번만이라도 가져보고 싶었단 이야기가 아니었을까?

 

  삶은 모두가 크고 작은 성취를 하며 산다. 하지만 인생이 힘들 땐 나의 작은 성취들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오로지 크고 영광스러운 성취와 승리만이 나의 자존감을 지켜주는 보루처럼 느껴진다.

자발적으로 로드웍 중인 이치코

하지만 그런 기억에 남는 승리가 없었다고 해서, 그 인생이 볼품없는 인생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녀는 아직은 그녀 기억에 남는 승리를 가져보지는 못했지만 그녀의 하루하루는 보는 사람들 모두가 눈물겹고, 가슴 뜨겁게 지켜볼만한 하루였다. 그녀가 그 곳 까지 가기에 무수히 많은 작은 승리들이 있었다고 나는 생각한다. 

 

 

감상, 배우 그리고 OST

 

안도 사쿠라

  일본 영화를 보다가 감정이 깨질때가 있다. 그저 툭하면 소리지르고 악을 쓰는게 연기라고 생각하는 듯한 일본 배우들 때문이었는데.. '나카타니 미키' 주연의 <자학의 시>나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같은 작품을 보며 연기가 훌륭한 일본 배우도 많구나 생각을 했다.

 

  이 영화 역시 그랬다. '안도 사쿠라'라는 배우의 연기가 특히나 훌륭했다. 사회성 없는 이치코의 모습을 매우 잘 담아냈고, 나중에 복싱을 통해 점점 자신감을 찾는 모습도 이치코라는 캐릭터에 맞게 매우 잘 표현한 것 같았다.

 

  그리고 실제로 처음엔 뚱뚱한 상태로 연기했다가 복싱을 하며 살이 쏙 빠진 모습을 보여준다. 뿐만 아니라 보여주는 복싱의 실력도 상당히 수준급이며, 어깨 근육을 보면 상당히 열심히 수련한게 아닌가 하는 모습이 보인다. 그녀의 영화를 좀 더 찾아봐야겠단 생각을 했다.

영화 초반
영화 중후반

 

OST

 

 

  그리고 개인적으로 무척 좋았던 또 다른 한 가지는 OST였다. 엔딩 부분에 등장하는 Creep Hype(クリープハイプ)의 108엔의 사랑(百八円の恋)도 가사가 무척이나 재밌고 좋았지만, 영화 초반과 중간중간에 등장하는 블루스 음악이 정말 좋았다.

Creep Hype(クリープハイプ)의 108엔의 사랑
Blues느낌의 Soundtrack

  뭔지 몰라서 음악감독인 카이다 쇼고의 음악을 한참을 찾아보았지만, 찾지못했다. Earth boy라는 블루스 음악가의 <Blues in a Jar>라는 곡과 도입부는 매우 비슷한데 뒤로 갈수록 노래가 분위기가 달라진다. 제목은 도저히 모르겠다. 혹시 아시는 분이 있다면, 아래에 댓글 부탁드립니다.

 

 


 

  영화의 전체적인 감상평은.. 생각보다 재밌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일본 영화의 특징은 잔잔한 아름다움이 있다는 것인데.. 이 영화 또한 그랬다. 특이한 듯 하면서도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잔잔하고 아름답게 그려냈다. 일본 영화는 보다보면 평범한 일상, 그저 하루하루 살아내는 일상이 그리워지는 영화가 많은 것 같다.

  개인적인 평가로는 10점만점에 8점 정도 주고 싶다. 평가에 박한편인데.. 개인적으로 무척 후하게 준 점수이다. 내 기준에서 7점을 그럭저럭 볼만하다는 것이고, 7.5이상은 꽤 재밌다는 평가이다. 9점은 강력추천이지만.. 좀 취향이 있는 편이라 호불호가 있을 수 있다.

 

  보시는 누군가에게 다시 한 번 영화를 생각할 계기가 되거나, 아니면 좋은 영화를 추천한 글이 되었으면 한다. 스포일수도 있지만, 그렇게 심각하게 영화감상을 방해할 수준은 아니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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